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스포트막스(SPORTMAX)'가 9월22일 밀란 패션위크에서 24년 봄/여름 컬렉션 '가드너스 발라드(A Gardener's Ballad)'를 무대에 올렸다.
현대적인 디지털 시대와 그 속도감에 꼬집을 넣으며 시작된 이번 컬렉션은 자연과 문화의 교차점에서 이탈리아 패션의 정수를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19세기 후반의 일본 미학과 아르누보(Art Nouveau), 벨 에포크(Belle Epoque) 등의 양식주의적 접근이 돋보였다. 그 중심에는 건축적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기모노와 그 안에서 흐르는 자연의 숨결, 그리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패션 아이템들이 있었다.
화이트의 다양한 그라데이션을 중심으로 조명 효과를 통해 진보하는 이번 컬렉션은, 애시드와 페일톤의 아쿠아 계열이 현란하게 녹아든 디자인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균 실험실에서 시작된 이 컬렉션은 자연의 정수를 그대로 담아내며, 현대와 과거, 자연과 인공, 감각과 이성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새틴, PVC, 린넨 등 다양한 소재와 질감의 조화는 물론, 벨크로 잠금 장식의 디테일로 미니멀한 감성과 브루탈리즘의 접점에서 독특한 스타일링을 연출했다. 특히 체코 아티스트 크리스토프 킨테라의 '포스트나투랄리아(Postnaturalia)' 작품을 기반으로 한 프린트는 이번 컬렉션의 주요 키워드인 '자연'의 깊이를 더해줬다.
스포트막스의 '가드너스 발라드'는 디지털 시대의 속도감과 자연의 평온함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 듯하다.
이렇듯 이번 컬렉션은 현대 패션계의 방향성과 동시에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 사이에서의 평화로운 동행을 상징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