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텐⑧] 에릭남(남도윤)

<편집자 주> 스타패션은 신인 아이돌그룹, 신인배우, 연극인, 음악인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 중에서 끼와 재능을 두루 갖췄지만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만나 소개한다. 일명, 스타의 잠재적 능력을 가진 이들을 발굴하는 ‘스타포텐’을 기획했다. (포텐은 potential의 줄임말로 잠재력, 가능성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소희 기자] 좋아하면 닮는다.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무대를 선망하고 가수 마이클잭슨의 노래를 연습하던 소년은 훗날 열성팬들을 거느리는 가수 브루노마스가 됐고, 이 브루노마스를 좋아하던 소년은 소울풀한 보이스와 복고적인 리듬, 세련된 멜로디 라인을 꼭 닮은 가수 ‘에릭남’(Eric Nam)이 됐다. 서로를 좇고 좋아했던 이 남자들은 같은 줄에 서 있지만,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음악을 한다. 지난 4월 8일, 한국의 브루노마스를 꿈꿨던 에릭남이 드디어 ‘에릭남 풍의 음악’을 내놓으며 자신이 가야할 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벚꽃이 흩날렸던 4월 어느 때, 유쾌한 그를 만났다. 커다란 귀와 동그란 눈동자, 빨간 바지를 즐겨 입는 에릭남은 천진난만한 미키마우스처럼 장난기 많고 재치가 넘쳤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재간둥이 같은 남자 에릭남은 지난 4월 8일, 두 번째 앨범 ‘우우(Ooh Ooh)’를 발표하고 한껏 자신만만해 있다. 늑대의 울부짖음처럼 으르렁대지는 않지만 그의 노련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노래 ‘우우’는 팬들을 미키마우스의 단짝 미니마우스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포텐 1. 에릭남의 가수가 되기 위한 아우성 ‘우우’

미키마우스처럼 빨간 바지를 입은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 장난기 어린 눈빛과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입 꼬리가 상큼했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어깨가 축 처졌음에도 불구하고 생글생글 웃어 보이는 에릭남은 점심도 거른 상태였다.

“어제가 블랙데이였다던데요? 요즘은 날짜 가는 줄도 모르겠어요. 어제 하루 내 김밥 한 줄밖에 못 먹었네요. 새 앨범을 발표한 지가 얼마 안 돼 바쁘게 지내요. 오늘도 인터뷰만 몇 번을 했는지... 어후... 그래도 열심히 할게요!(찡긋)”

근황과 어색한 칭찬이 오가는 가운데 신곡 ‘우우’ 이야기를 꺼내자 눈이 미키마우스처럼 커졌다. 에릭남의 신곡 ‘우우’는 누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세련된 브라스 세션, 그루브한 기타, 리듬이 특징인 곡으로 처음 본 여성에게 반한 상황을 위트 있게 풀어낸 곡이다. 지난해 데뷔 앨범 ‘천국의 문’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돌아온 에릭남은 왜 발라드가 아닌 모험을 할까.

“어렸을 때 미국에서 라이브TV쇼 ‘SNL’(미국 XTM ‘Saturday Night Live’)을 즐겨봤어요. 스타들이 출연해서 익살스러운 촬영을 하거나 재미있는 연출을 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스타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잖아요. 그래서 새 앨범 준비를 하다가 화사하고 통통 튀는 수트를 입은 남성의 이미지와 브루노마스의 브라스 세션을 상상했어요. 사실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를 깨고도 싶었고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대중들과 소통하지 못할까봐 두렵기도 했고, 자칫하면 뽕짝처럼 들리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죠. 역시나 잘 어울리지 않는 걸까요? 그래서 음원 순위가?(하하) 그런데 아티스트로서 고집 부리고 싶었어요.”

음원 순위는 기대 이하지만, 그의 첫 무대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쇼!음악중심’에서 드디어 데뷔 무대를 치른 에릭남은 정신없이 무대를 내려오다 MC 노홍철로부터 “완전 브루노마스다”라는 극찬을 받았다. 빼어난 라이브 실력은 물론이고 앞서 보여준 적 없던 숨은 댄스 실력까지 과감하게 선보인 에릭남은 무대 위에서 섹시해 보이기까지 했다.

“제가 섹시하다구요? 어후... 부담스러워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섹시해요?(하하) 그 날은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25년 만의 내 인생 첫 무대였는데 노래는 둘째 치고 춤까지 추려니 너무 긴장됐어요. 뮤직비디오 혹시 보셨어요? 첫 화면에 미키마우스 팬티가 살짝 등장하는데... 사실 기분 상 왠지 입으면 힘이 날 것 같아서 첫 무대에 입고 가려고 했거든요. 그날 정신이 없어서 깜빡 했지만.(하하) 그래서 그렇게 떨렸나?”

‘우우’ 뮤직비디오는 재미있고 밝은 남자, 에릭남의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인다. 첫 등장부터 미키마우스가 깜찍하게 그려진 속옷을 살짝 드러내며, 바지를 끌어 올리는 장면은 그의 이번 앨범 콘셉트를 한 번에 보여준다. 팬들은 ‘미키마우스가 이렇게 설렐 수가 있냐’며 그의 귀엽고 섹시한 남자로의 변신에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1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2’(이하 위대한 탄생)에서 TOP 5까지 올랐던 그 당시와 비교하면, 비주얼에 상당한 변화가 있다.

“만져보실래요?(얼굴을 들이대며) 얼굴에 아무것도 안했다니까요? 참... 저절로 살이 빠졌어요. 은연중에 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요. 사실 이번 앨범 콘셉트가 밝고 유쾌한 남자라서 첫 장면부터 웃통을 벗고 등장하려고 했는데, 못하겠더라고요. 살은 빠졌는데 복근은 없어요.(하하) 물살이요? 물살이 뭐지... 아~ 맞아요! 물렁물렁~(히히) 살 빼고 싶으세요? 그럼 술을 끊으세요. 안주가 독이랍니다.”

다이어트 비법보다 그에게서는 왠지 인터뷰 비법을 전수받고 싶었다. 그간 ‘에릭남’ 이름 앞에는 가수보다 리포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렸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다 온 그는 유창한 영어실력과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내한한 해외 스타들을 주로 인터뷰하며, MBC 연예프로그램 ‘섹션TV 연예통신’(이하 섹션TV)의 ‘리포터’로 이름을 알렸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에릭남 인터뷰’라는 연관 검색어가 있을 정도로 그의 인터뷰는 방송 후 곧바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에릭남은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지난 6일 모델 미란다커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섹션TV’에서 하차했다.

“인터뷰 비법이요? 알고 싶으세요?”


#포텐 2. 말문을 열고, 마음을 열게 만든 ‘섹션TV’ 에릭남의 인터뷰

20여년을 미국에서 나고 자란 에릭남은 아리랑TV ‘애프터스쿨 클럽’ 메인 MC와 ‘섹션TV’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한국어 실력이 꽤 늘었고, 방송 노하우도 쌓았다. 쉽지 않았다. 향수병을 앓았던 에릭남은 영화관에서 살다시피 했었다. 영화관을 출퇴근하며 밤낮없이 영어 영화만 보던 에릭남은 나고 자랐던 곳의 추억을 되새김질했다.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다시 힘겨운 현실이라는 게 견딜 수 없던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돼준 동료는 현재 MBC ‘일밤-진짜사나이’에 출연하며 군부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룹 슈퍼주니어-M의 헨리였다.

“헨리가 많이 힘이 돼요. 제가 형이긴 하지만 저보다 선배잖아요. 선배답게 일찍이 겪었던 어려움들을 말해주고, 위로도 해주고... 물론 서로 영어로 말하죠!(하하) 그렇게 서로 털어놓고 나면 편안해요. 처음에는 남자 솔로다보니까 방송국 대기실에서 혼자 뻘쭘하게 쭈뼛쭈뼛 거렸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인맥이 생겼어요. 친구도 있고, 동료도 있고!”

에릭남에게 한국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었다. 데뷔 초반 선배로부터 꾸중을 듣고 있던 때,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에릭남은 “어디 선배 말씀하시는 데 눈을 똑바로 쳐다보냐”며 더 혼쭐이 나기 일쑤였고, “너 이러다가 개념 없는 애 되기 딱이다”는 핀잔을 달고 살았다. 이제는 한국 토종이라고 해도 믿길 정도로 완벽 적응한 에릭남에게도 아직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있다고 한다.

“‘커피 한 잔 해요. 밥 한 번 먹어요’ 왜 안 먹는 거예요?(갸우뚱)”

가수라는 수식어도 좋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고, 뭐든 해야 했다. 어눌한 한국말과 이해하기 힘든 한국 특유의 정서, 문화 등 장애물이 많았지만, 에릭남은 스타들을 인터뷰하며 스타들뿐만 아니라 갇혀있던 자신의 마음도 열기 시작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그는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늘려 나갔다.

“한국 배우들을 인터뷰하면 ‘아~ 맞아요! 아~ 그렇네요!’라는 사소한 리액션조차 하기 힘들었어요. 갑자기 대본을 받고 인터뷰 전에서야 누구를 인터뷰하게 되는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준비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해도 많이 샀죠. 오히려 외국 배우들을 인터뷰할 때가 더 편했어요. 미국에서 외국 배우들이 했던 인터뷰, 토크쇼,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어서 자료 수집이 쉬웠거든요. 해외에서는 유명하지만 아직 한국 팬들은 모르고 있는 것들을 찾아내려고 했어요.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죽은 동물을 박제한 모형들을 수집한다는 것 알고 계셨어요? 물론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인터뷰 도중에 제가 선물한 오징어도 맛있게 먹고, 그룹 엑소 ‘으르렁’ 노래도 불러줘서 결국 ‘죽은 동물 모으기 취미’ 내용은 편집됐지만... 인터뷰 사전에 그 사람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말에 웃고, 어떤 말을 싫어하는지에 대해서 공부하는 편이에요.”

그는 매 인터뷰 때마다 독특한 선물을 한다. 비싸지 않고 평범한 것들이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이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에게는 그녀가 음식을 오래 씹는다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버터 오징어를 선물해 그녀를 말없이 씹고 있게 했고, 모델 미란다커에게는 그녀의 아들을 위한 뽀로로 가방을 선물해 이후 뽀로로 가방을 들고 있는 다정한 모자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는 그가 출연하는 영화 ‘아이언맨’을 본 딴 면도기를 선물해 그를 흡족하게 했으며, 모델 해더막스에게는 붕어빵 과자를 선물해 색다른 맛과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친해져야 돼요. 시간이 주어진다면 인터뷰 시작 전부터 친해지려고 노력해요. 특히 모델 바바라 팔빈은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장난치고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같이 즐겁게 장난도 치고 놀다가 인터뷰를 시작하니까 편안해 하더라고요. 해외 스타들은 매번 통역사가 있거나 무미건조한 인터뷰만 하다 보니 영어로 편안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저를 만나면 신이 나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친근하고 가벼운 대화를 오가다보면 어느새 마음을 푹 놓는다니까요?(양팔을 축 내려놓으며) 배우 제이미폭스와는 지금도 자주 연락해요.”

눈빛이 여우같다. 1년여 간 맛깔스러운 인터뷰를 진행해 온 에릭남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기자마저 꿰뚫어보듯 자신감에 차 있었다. 문득 지금 인터뷰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수를 매겨보라 청했다.

“70점? (하하) 농담이에요. 농담! 인터뷰를 해 보면 ‘이 사람 참 영혼 없이 대답하는 구나. 여기 있기 싫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제가 그 기분을 잘 알기 때문에 오늘은 잘 하려고요! 잘하고 있죠? 지금 너무 편안해요.(^^) 인터뷰는 어떠한 목적을 갖고 하는 것이지만, 사람 대 사람이 하는 대화, 서로 알아가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연예인도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인터뷰어, 인터뷰이 모두 재미있어요.”

피곤해서 다리를 비비 꼬는, 편안해 보이지 않는 에릭남. 인터뷰 베테랑이라면 베테랑인 그에게 70점이라는 야박한 점수를 얻어 실망한 것도 잠시, 왠지 모르게 그에게는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얼굴을 들이밀며 경청케 하는 마력이 있다.


#포텐 3. 싹싹하고 낯가림 없는 에릭남, 그가 혼자 산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말하는 에릭남은 자신이 욕심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가며 말하기 시작했다.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던 에릭남은 어린 나이 때부터 친구가 아닌 인간관계를 배워야만 했고,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의 벽이 두꺼워졌다.

“미국에는 다양한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어떻게 하면 그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하고 늘 고민했죠. 고등학교 때 친구들 중에는 부잣집 아이들도 있었고, 천재라 할 만큼 똑똑한 아이들도 있었어요. 제가 설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그들이 하지 않는 것, 못하는 것들을 해야 했어요. 학생회장은 물론이고, 동아리를 만들거나 피아노, 첼로도 꾸준히 배우고, 봉사활동도 다니고... 이력서에 스펙 한 줄 더 쓰기 위해서였냐고요? 저는 목표가 뚜렷했거든요. 좋은 직장,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 위해서 해야 할 것들이 분명하잖아요. 무엇보다 부모님이 늘 ‘도움을 줄 수 있는 리더가 돼라’고 하셨어요. 실망시켜드릴 수 없었어요. 이민 온 후 고생하시는 모습... 다 봤잖아요. 저는 엄친아도 아니고 타고난 것도 없었어요. 순전 노력파였어요.”

눈빛이 애잔해졌다.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는 것도 같고, 추억을 그리는 것도 같았다. 방배동에서 자취를 시작한 지 1년, 미국에 있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그리울 만도 하다. 에릭남은 최근 ‘섹션TV’ 인터뷰 차 배우 앤드류 가필드를 만나러 미국에 갔을 때 겨우 3일 정도 시간을 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생방송이 매주 잡혀 있어서 가족들을 보러 가기가 힘들어요. 가끔은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이 그립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작곡, 작사를 하거나 노래를 들어요. 아니면, 훌쩍 해외여행을 떠나서 해변가를 걷다가 친구네서 하룻밤 청하고 돌아와요. 물론 친구네 허름한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고 올 때가 많지만 가끔 한 번씩 다 내려놓고 떠났다 오면 편안해지더라고요.”

학창시절부터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는 아르바이트 2~3개, 동아리, 학생회 등 친구들과 놀면서도 해야할 일을 정리하고 있을 만큼 바쁜 나날을 보냈다. 가끔 안 좋을 정도로 욕심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지금이 아니라면 못해볼 것 같은 가수를 하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고, 이어 그리움과 외로움을 맞닥뜨렸다. 이제 에릭남은 집에 가면 씻고 잠자리에 들기 바쁘고, 입을 옷이 없을 때야 비로소 빨래를 하며, 설거지가 귀찮아 요리를 안 하는 지극히 평범한 자취남이 됐다.

“자기관리요? 자기관리라... 요새는 정말 속이 텅 빈 것 같아요. 일적인 면에서는 완벽하려고 하지만, 정작 저를 위해서 입고, 씻고, 먹고, 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운동도 가끔 하지만 요즘 같은 때는 밥 먹을 시간도 없는 것 같아요. 하나만 먹으면 끼니가 해결되는 알약은 없을까요? 집이 난장판이에요. 뭐 해먹기도 귀찮고... 제 집이요? 나중에 ‘나 혼자 산다’에서 보세요.(하하)”

독거남들의 리얼한 자취 생활을 그리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 적극 러브콜을 보내는 에릭남이었다. 욕심이 끝이 없다.


#포텐 4.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자신의 꿈에 집중하는 남자

학창시절 소위 못하는 게 없던 에릭남은 가수에 대한 열망을 품은 채 노래 몇 곡을 불러 유튜브에 게재했다. 오디션에 지원하려고 보니 당시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는 예선 중이었고, ‘슈퍼스타K’는 시즌이 끝났었다. 예전에 올렸던 노래 영상 몇 개를 추려 제목만 바꿔 ‘위대한 탄생’에 지원서를 넣었다. ‘떨어지면 말지’라는 안일함도 있었고, ‘떨어지면 K팝스타?’라는 엉뚱한 보류도 있었다. 그의 가수의 삶이 그때부터 시작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디 사람 사는 게 계획대로 되는 게 있던가요. 안 되더라고요. 국제연구학 전공하면서 컨설팅 회사에 취업하고 싶었어요. 지금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해서 어느 것을 포기해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의 경험을 살려서 가수 컨설팅을 할 수도 있고... 대학원에 진학해 MBA 과정을 꼭 수료하고 싶어요. 제 꿈은 어머니가 제게 늘 말했듯 ‘리더’가 되는 거니까요.(하하) 정해두지 않으려고요. 그때 그때 제가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을 하면 나중에 제가 꿈꿨던 것을 하고 있을 테니까요.”

‘사는 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며 푸념을 늘어놓는 애늙은이 에릭남. 어느새 앳된 표정이 사라지고 사뭇 진지해졌다. 이어 결혼 계획은 없느냐고 물었다가 기자는 된통 혼이 났다.

“이상해요. 왜 이상형, 결혼, 연애 스타일... 이런 질문을 하는지 전에는 잘 몰랐어요. 그리고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머리가 작으시네요~ 키가 작네요~’라고 말하면, 뭐라고 답해야 하죠? 그럴 때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요. 한국 와서 오히려 콤플렉스가 생긴 기분이에요. 게다가 혈액형, 별자리, 좋아하는 여자 외모, 성격... 모르겠어요. 저도 몰라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지만 왜 물어보시는지 지금은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어요. 관심의 표현이고, 팬들이 저를 좋아해주신다는 걸 알 것 같아요.”

밝고, 잘 웃고 자기 일 잘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란다. 솔직하고 말과 행동에 거침이 없지만 특이한 점은 없다. 에릭남은 딱히 이상형이랄 것도 없는 평범한 남자다. 김밥 속 단무지를 빼먹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호불호도 없고 무난한 성격에다가 매사 걱정 하나 없는 듯 발랄하고 천진난만한 에릭남. 그에게는 비범한 비법, 타고난 환경, 뛰어난 천재성은 없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고, 그것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단순하고 순수한 뚝심이 있다. 한국의 부르노마스를 꿈꾸며 무대에서 ‘잘 노는’ 남자, 에릭남은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와 상관없이 ‘끼’가 넘치는 남자임에 틀림없다.

이 남자 ‘에릭남’의 스타포텐은 ‘끼’이다.



<사진=유재현 기자, MBC ‘섹션TV연예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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