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패션=김한얼 기자] 오죽했으면…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MBC 방송의 대표 얼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오상진 아나운서의 퇴사소식에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최일구 앵커 역시 오상진 아나운서와 비슷한 시기에 퇴사를 하니 MBC 파업 인사 이후 문제가 있는지 추측을 해도 무방했다. 물론 오 아나운서는 한 매체를 통해 개인적으로 쉬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MBC노조가 6개월간의 파업 중단을 선언한 다음 날인 7월 18일 특보를 통해 조직개편과 대규모 인사 발령을 단행한 것을 보면 왜 그가 MBC를 떠나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파업에 참여했던 MBC 간판 얼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부서별로 모아봤다.


1. 아나운서가 드라마 개발와 관리? : 용인에 있는 ‘드라미아 개발단’.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드라마와 관련된 컨텐츠 사업을 개발하는 곳이다. 여기에 아나운서들이 투입된 것. 정오뉴스와 뉴스투데이의 최율미, 박경추 아나운서,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부서를 옮기 전종환 기자에 이른다. 특히 파업 후 대기발령과 3개월간의 교육발령을 받은 최율미 아나운서의 경우 업무가 세트장 관리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인사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될 뿐이다.


2. 미래 연구와 따뜻한 사회를 위해 아나운서가 필요했나 : 파업 직후 신설된 미래전략실이 있다. 사측은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시청자들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새로운 진입 가능성에 대한 전략을 연구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MBC 라디오 ‘세상을 여는 아침 허일후 입니다’, ‘불만제로’를 진행했던 허일후, 대기 발령과 교육발령을 마친 ‘스포츠 뉴스’ 김완태 아나운서가 투입됐다. 또한 사회봉사대상, 사랑의 열매 캠프 등 외부 협약 사업을 추진하는 사회 공헌 부서의 신동진, 최현정 아나운서의 업무는 홈페이지 관리, 사회공헌 관련 뉴스 업데이트였다. 오랜 시간 마이크를 들고 프로그램과 뉴스를 전하는 일을 했던 이들이 각각 미래 연구와 사회 공헌에 얼마나 일조를 할지에 감히 기대가 될 뿐.


3. 지방발령? 조선시대 유배, 귀향과 차별성은… : 과거 조선시대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지방으로 유배나 귀향을 가는 것처럼, MBC 에서도 외부로 발령받은 이들이 있다. 선거 개표 방송에서 스튜디오를 누비며 일명 ‘얼짱 기자’로 팬클럽까지 있었던 왕종명 기자는 MBC 경인지사 고양의정부총국에서 영업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주하 앵커 이후 차분하게 여성 원 톱으로 마감 뉴스인 ‘뉴스24를 진행했던 김수진 앵커와 김범도 아나운서는 인천총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과거 조선시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서울과 그나마 가까운 경기도 권이라는 것이 그들에게 위안이 될까.


4. 교화의 장소, 교양을 일깨워 주는 신천 교육대? : 아나운서와 더불어 방송사 직원들이 교양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교화가 필요한 것일까. 서울 신청에 있는 MBC 교육 아카데미에서 어떤 부서에도 발령받지 못하고 일선에서 물러나 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 강재형, 김상호, 김경화, KBS 이지애 아나운서의 남편인 김정근 아나운서,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최일구 앵커였다. 이들은 주로 인문, 음악, 요가 등의 교양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들 사이에서는 아카데미를 80년 대 제 5공화국 시절 고문으로 유명했던 ‘삼청교육대’를 빗댄 ‘신천교육대’라 불린다. 주로 파업 참가에 대한 보복으로 아나운서, 기자, 피디 등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발령을 내는 것이 특징으로 알려졌다.


5. 여의도에 남아있지만… : 문지애, 손정은, 사표를 제출한 오상진 아나운서까지… 남들은 칼바람에 교육이다 뭐다 지방으로 유배다라는 인사 배정을 받았지만, 이들은 아나운서국에 다행히(?) 잔류한 케이스다. 하지만, 특별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는다. 일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라디오를 통해 가끔 뉴스와 정보를 제한 것과 MBC와 관련된 외부행사 진행만 하고 있을 뿐. 파업에 동참했던 이들과 하지 않았던 이들, 중간에 탈퇴했던 이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아나운서 국의 기류 속에 있자니, 차라리 다른 곳에 있는 곳에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사진=MBC 홈페이지>

저작권자 © 스타패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