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시즌 동안,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는 그의 개인 컬렉션 쇼를 블랙박스에서 벗어나 자연광과 아름다운 건축물로 가득한 웅장한 파리의 공간으로 가져왔다. 변하지 않은 것은 길게 늘어선 캣워크 선으로, 이것은 종종 디자이너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를 희석시킬 것 같았다. 이번 컬렉션에서 우리가 만난 것은 완벽하게 순수한 아르마니 모음집으로, 유독 아쉬웠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2019 가을 꾸튀르는 감성이 가득 담긴 단순함과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의 만남, 흠 잡을 데 없는 재킷, (검은색에서 진주 빛 파스텔로의 변화 같은) 밝음과 어두움 그리고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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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눈길을 끈 것은 베일이나 레이어링을 된 치마자락이나 바지가 후광이 비치는 듯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지리적, 문화적 출처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었지만, 동부, 중동부 및 아시아를 연상하게 하는 묘하게 이국적인 느낌이 살아있었다. 분명하게 그렇지 않았음에도 기자들은 컬렉션에 대한 ‘민속풍’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농부의 스커트나 전통의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패션의 왕이라고 할만한 아르마니가 1980년대 말 그가 최고로 창조적이었던 시절처럼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아르마니의 감각에 대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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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르마니는 40년을 훌쩍 넘긴 자신의 경력 중에서 몇 가지 핵심적이었던 순간들을 다시 찾아 팬들과 마니아들 그리고 패션계 모두가 영광스러운 시대를 재연하는 것에 만족스러움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이와 같은 접근을 효과적으로 만든 것은 역설적으로 디자이너 본인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르마니는 영감을 잃은 예술가들처럼 스스로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시즌처럼 뿌리로 돌아가는 것조차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진화하는 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했다. 항상 똑같으면서도 항상 다른 것, 이것이야말로 아르마니가 생각하는 성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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