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2019 봄 레디투웨어 패션쇼에서 프랑스 루브르 박불관의 쿠르 카레 주위 길을 따라 걷는 모델들을 빛과 소리가 뒤쫓고 있었을 때,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소매였다. 사진 인쇄로 장식된 완전히 주름지게 졉혀서 물결치는 천으로 제작돼 있었다. 그 소매는 이후에 커다란 기모노 소매가 되거나 망사모양으로 부풀려진 케이블 울 니트로 변신했다. 또한 퍼프 소매나 패딩처리된 긴 장갑 같은 소매도 있었다. 잡아 늘인 듯한 무늬의 금속 팔찌나 은색 짚 형태의 캡소매, 끝으로는 공상과학 소설 같이 야단스러운 소매가 쇼의 막을 내렸다. 소매 전면에 걸친 집착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얼다.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1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9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22

소매에 집착하는 디자이너가 한 명 더 있었다. 소매에 대한 작업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사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사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그랬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루이비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90년대 후반, 크리스토발이 부재한 그 시절을 자신만의 것으로 녹여내어 가져온 사람으로 명성을 얻었다.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루이비통에서 5년째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고, 가장 열렬한 팬들은 그가 마지막 리조트 컬렉션을 발렌시아가 시절의 영광에 필적할 만한 어떤 것을 만들어냈다고 느꼈다.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40

크리스토발 스스로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사실이 아닐지라도, 발렌시아가가 1967년에 디자인한 상징적인 웨딩드레스를 위해 만든 베일과 '시녀이야기'에서 볼 수 있을 머리 가리개 사이를 맴도는 쓸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죽처럼 보이지만 미래적인 느낌이 나는 고무재질로 만들어진 깜짝 놀랄만큼 아름다웠던 하얀 코트는 발렌시아가의 자루 형태의 드레스를 암시하는 실루엣을 가지고 있었다.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42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32

그 모든 자연스럽게 조각난 조각들, 즉 머리가리개, 베일, 자루들은 그들만의 애매모호한 방식으로 세계 여성들의 위치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한다.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자신의 이번 컬렉션이 자신의 모든 집착들을 한데 모았다며 "여성들에게 옷을 입혀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것은 "서사적인 쇼가 아니다"라고 덧붙이며,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부각시켰다. 정확히 어떻게 그의 작품이 여성들에게 힘을 주었을까. 서사적인 이야기를 구성하면,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자신을 집어넣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 안에 있거나 그들이 되고 싶은 어떤 것이기를 좋아한다. 이 컬렉션은 곳곳에 이런 요소를 흩뿌려 뒀다. 쇼(소매)처럼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11

 

Ready to Wear Spring 2019 Louis Vuitton Look12

밝은 양귀비 색채 팔레트와 80년대의 소행성 그래픽, 고대와 미래주의를 함께 뒤섞은 사진들(이러한 충돌은 게스키에르의 상징이다) 속에서, 한 가지 놀랄만큼 명쾌했던 순간이 있었다. 세 명의 중성적 느낌의 여성들이 순박한 느낌의 하이퍼 테일러 재킷과 바지를 입고 걸어들어왔다. 그들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순수한 모호함을 지닌 육체적인 형상처럼 보였다. 게스키에르가 말한 것과 같은 힘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 속에 진정한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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