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패션 스페셜 기획] 패션, 크라우드 펀딩에 빠지다

국내 패션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크라우드 펀딩이 패션 유통의 활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와디즈 사이트)

국내 패션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크라우드 펀딩이 패션 유통의 활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패션 아이템 제작 방식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의미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로 대중으로부터 콘텐츠 제작 비용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kickstarter(킥스타터), indiegogo(인디고고)가 해외 유명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이며,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다수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오픈돼 운영되고 있다. 

패션 업계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품 생산 자금을 사전에 확보하고 판매가 보장된 수량만큼만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과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차별화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이라고 불린다.  

지난 3월 론칭한 크라우드펀딩 방식의 패션 사이트인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하고(HAGO)'는 론칭한 지 몇 개월 만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론칭 이후 취급한 전체 상품 수가 1200종에 달하며, 사이트 론칭과 함께 진행된 하고 단독 핸드백 3종은 현재까지 3~5차 재주문이 이어질 정도다. 하고는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파트너(브랜드)가 시제품을 사이트에 올리고, 일정 기간 내에 생산자가 정한 수량만큼 구매하려는 소비자 숫자가 채워지면 생산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마이 슈즈룸 제공

LF의 신발 전문 편집숍 라움에디션이 지난 10월 선보인 온라인 신발 주문생산 플랫폼 ‘마이슈즈룸’은 목표치의 3배를 넘은 주문량을 달성했다. 준비한 4가지 상품 모두 주문량이 100켤레를 넘어섰다. 마이슈즈룸은 2주일간 주문량이 최소 30개인 상품만 생산하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운영된다.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스니커즈 ‘알슈’ 신제품 제작을 위한 펀딩을 실시해 목표 금액 500만원의 8배를 넘는 4161만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알슈의 매장 판매가는 13만 9000원이지만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판매 가격은 9만9000원이다.

고가의 브랜드도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를 하고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오는 12월 4일부터 1월 21일까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한국 대표 디자이너 계한희와 협업 에디션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주문 물량을 올릴 경우, 선주문 후생산 방식 탓에 많은 소비자들이 배송 지연과 제품 하자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 8월 와디즈에 4만원대의 디자이너 여행 가방을 선보인 샤플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5억원 어치를 판매했으나 물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샤플에 따르면, 배송일을 맞추기 위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개당 2만원의 비용을 들여 비행기 화물로 들여오는 등 손해를 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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