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패션=이소희 기자] 서울패션위크에서 보여준 그들의 역량은 무궁무진했다.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2015 S/S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부터 기성 디자이너까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참석해 K패션의 위상을 드높였다.

‘서울패션위크’는 크게 기성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서울 컬렉션’ 부문과 독립 브랜드 1년 이상에서 5년 미만의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하는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 컬렉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제너레이션 넥스트’에 25명의 디자이너들이 참가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DDP의 미래로 브릿지 하부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컬렉션이 진행돼 일반인들도 함께했다.

데뷔 무대이자 졸업 무대이기도 한 ‘제너레이션 넥스트’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 디자이너 3인을 만나 야심찬 포부를 들어봤다. ‘아르케(ARCHE)’의 윤춘호 디자이너, ‘티백(ti:baeg)’의 조은애 디자이너, ‘비틀비틀(beetlebeetle)’의 김용우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는 경험이 아닌 실력을 증명하는 자리’임을 강조하듯 기성 디자이너 못지않은 구체적이고도 정확한 ‘꿈’을 이야기했다.


▶윤춘호 ‘아르케’, 마지막 제너레이션 넥스트 런웨이에 펼쳐진 영국 유니언잭

Q. ‘ARCHE’는 어떤 브랜드인가?

‘ARCHE’는 그리스어로 처음, 시초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클래식을 베이스로 모던한 페미니즘을 추구한다. 2013년 10월 2014 S/S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런칭해 3회째 컬렉션을 진행했다. 올해 첫 시즌부터 하비니콜스와 I.T 등 해외 세일즈를 진행 중이며, 현재 국내 마켓도 점차 확대 중이다.

Q.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15 S/S 콘셉트는 무엇인가?

‘COME INTO THE RED BOX!’ 런던 거리에 있는 빨간 전화박스를 보고 ‘공중전화박스가 런던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유니크한 의상들을 선보였다. 영국의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는 유니언잭을 다양한 플리츠와 자수로 표현했다.

Q. 컬렉션을 준비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영국, 유니언잭, 런던 등 앞서 너무나도 이미지 소비가 많았던 콘셉트였다. 그런 점에서 좀 더 색다르게 영국 런던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Q. 지난 시즌 패션위크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이 ‘아르케’의 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 마지막 쇼여서 더욱 뜻 깊었다. 특히 지난 시즌 처음으로 DDP에서 쇼를 하게 됐는데 이번 야외무대는 색달랐다. 야외라서 이동과 컬렉션 준비에 어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분위기가 이색적이고 좋았다.

Q. 서울패션위크 이후 앞으로의 계획은?

이미 9월부터 뉴욕 트레이드쇼를 통해 수출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번 서울패션위크 때 서울을 방문한 바이어들과 미팅을 하기로 했다. 앞으로 해외 세일즈에서 기대한 바를 이뤄낼 수 있을 듯하다. 해외 쇼룸 계약을 통해 해외 비즈니스 계획 역시 세우고 있다. 아직은 시작하는 브랜드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국내외에 ‘아르케’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국내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세컨브랜드인 ‘ARCHE reve’ 또한 동반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Q. 앞으로의 포부는?

해외 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늘 고민한다. 좀 더 많은 국가와 퀄리티 좋은 샵에서 ‘아르케’를 만나볼 수 있게 하고 싶다. 현재 유럽과 미국의 쇼룸을 통한 비즈니스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있다.


▶조은애 ‘티백’, “패션위크는 맺음이 아니라 시작”

Q. ‘티백’이라는 브랜드의 콘셉트는?

물에 넣었을 때 풍부한 향을 내는 티백(tea bag)에서 영감을 받았다. 무겁지 않은 가벼운 스타일링, 클래식한 소재와 캐주얼한 실루엣의 만남이 특징이다. 독창적이고 위트 있는 디테일과 그래픽 요소의 결합을 통해 입는 이를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하고자 한다.

Q.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15 S/S 컬렉션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오버랩(overlap)’이다. 모든 과거가 모여 현재를 만들고, 모든 현재가 모여 미래를 만드는 시간과 공간의 오버랩핑(overlappin)의 결과물이 곧 끊임없이 연속되는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티백’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감성들이 모여 이번 시즌 여느 때보다 다채로운 칼라와 프린팅이 돋보인다.

Q. 2015 S/S 의상 중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소재를 강조했다. 단단한 소재와 부드러운 소재를 믹스해 새로운 볼륨감, 텍스처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반복되는 데칼코마니의 자연 프린팅, 내추럴 프린팅, 기하학 프린팅들을 레이어드했고, 시스루 소재를 활용해 3D 효과 등의 디테일을 내는 데 신경 썼다. 언제나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프린팅 작업을 하는데 이번 시즌 프린팅은 색감과 구성에 대해 특히 신경 써서 작업했다.

Q. ‘티백’의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받나?

싱가폴의 ‘gardens by the bay’라는 큰 보타닉 가든이 있는데 지난해 여행을 다녀와서 무척 인상 깊었다. 낮과 밤이 또 다른 모습인 커다란 정원에서 꽤 많은 생각을 했고 그 다채로운 컬러와 신선한 느낌을 다른 이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Q.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을 마친 소감과 이후 계획은?

이번 컬렉션은 잠깐의 공백기를 가진 후 새로이 마음을 잡고 시작한 것이어서 내게 의미 있는 첫걸음과도 같다. 새로운 다짐처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컬렉션에 참가할 것이고 해외진출에도 노력할 것이다. 유니폼 디자인으로 인연이 있는 ‘후즈넥스트’ 전시회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며, 캡슐이나 코트리 같은 새로운 해외 페어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유럽과 미국 쪽의 에이전시와 현재 미팅 중이며, 쇼룸 ‘르돔(LE DOME)’에서는 싱가폴 및 상해 이동 쇼룸을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아 본격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Q. 컬렉션 중 가장 힘들었던 점과 아시웠던 점은?

새로운 바이어, 프레스들에게 우리를 알리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옷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만 있다면 ‘티백’의 매력을 충분히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비가 와서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패션쇼는 맺음이 아니라 시작이기에 앞으로가 중요한 듯하다. 앞으로도 쇼나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하여 브랜드를 알리려 노력할 것이다. ‘티백’이 가진 맛과 향은 정말 다양하다. ‘티백’이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즐기는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


▶김용우 ‘비틀비틀’, 삼순이가 만들어준 ‘플라스틱 플라워’

Q. ‘비틀비틀’이라는 브랜드명이 독특하다. 의미가 무엇인가?

단어 의미 그대로다. 좀 흔들리는 시각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다. ‘비틀비틀’은 직립적인 고정된 시각을 거부하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비틀거리는 시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감을 통해 ‘옷’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을 지향한다.

Q. 첫 서울패션위크 무대에 선 기분이 어떤가?

해외에서 열리는 패션페어에만 참가하다가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돼 기쁘다. 이를 계기로 제너레이션 넥스트 부문에 3번 정도 선을 보인 뒤 서울 컬렉션에 진출하고 싶은 것이 바람이다.

Q.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15 S/S 컬렉션 콘셉트는 무엇인가?

예전에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극중 “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라는 대사가 감명 깊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이 대사를 모티브로 ‘플라스틱 플라워’라는 콘셉트를 이끌어 냈다. ‘플라스틱 플라워’는 외적으로는 상처 받지 않는 강인한 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연약한 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 플라워’는 곧 요즘의 현대 여성 직장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상처받는 현대 여성들이 강한 내면과 외면을 갖춰나가는 모습은 ‘플라스틱 플라워’와 닮아 있다.

Q. 이번 컬렉션 의상 중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이번 컬렉션에서는 전체적으로 여성스러운 원피스와 스커트를 위주로 선보였으며 플라워 프린팅이 주를 이룬다. 직접 개발한 텍스타일을 활용해 플라워 패턴을 만들었다. 특히 말린 꽃을 스캔해 엑스레이 효과를 주고 여기에 컬러를 가미해 생명력을 불어 넣었으며, 직접 꽃을 그려 작업을 하기도 했다.

Q. 컬렉션 준비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없지만 우선 모델 선정이 가장 힘들었다. ‘비틀비틀’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모델을 찾기가 어려웠다. 동양적이면서도 여성스러운 모델이 필요했다. 모델 선정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은 쇼에 쓰이는 음악이다.

Q. 패션위크를 통한 ‘비틀비틀’의 매출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해외 진출 계획은?

이번 서울패션위크 참가로 현재보다 2~3배 정도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비틀비틀’은 국내 시장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알려 백화점 입점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에 진출했지만 나아가 태국, 타이완 등 아시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싶다.

한편,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DDP에서 진행된 ‘2015 S/S 서울패션위크’는 총 85회의 패션쇼를 개최하고 있으며, 제너레이션 넥스트에는 황재근, 서병문, 강정은, 김소정, 원지연&이주호, 김용우 등의 국내외 주목받고 있는 유망 디자이너들이 쇼를 펼쳤다.

<사진=아르케, 티백, 비틀비틀, 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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