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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19 A/W 오뜨꾸튀르, 옷VS컨셉
권희준 | 승인 2019.07.12 11:25|조회수 : 3965

만약 패션이 사람들을 더 멋져 보이게 하거나, 힘을 주고, 해방되고, 확대되거나, 혹은 그저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 드레스를 만드는 단순하지만 실로 근본적인 활동으로 되돌아간다면 어떨까? 그것은 오락으로서의 패션의 흐름과 소셜 미디어에 피드백을 제공할 필요성과 완전히 상반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꾸튀르는 적어도 실루엣, 텍스처, 마무리 측면에서 이미 볼륨을 말한다. 이번 2019 가을 오뜨꾸튀르는 이제 개념적인, 정신적 접근이라는 거품을 터트려 보고자 했다. 옷은 옷 자체로 존재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 꾸튀르 주간의 시작을 알린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여성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지아 치우리(Maria Grazia Chiuri)는 임명된 이후 자신의 지적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각 컬렉션마다 학구적인 프로그램의 틀에 넣어두고, 종종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표현과 에세이를 묶어 깨우침 대신 모호함을 만들어내는 등 페미니스트 적인 메시지를 중심으로 작업해왔다.

이번 시즌은 실제로 디올이 이제까지 선보여온 쇼 중에서 최고였다. 치우리는 의상들을 주거지나 건축물로 생각하고 있었다. 완전히 검은 색으로 완성됐고, 디올 아틀리에들의 뛰어난 물레와 드로잉과 절삭 기술에 의지하여 만들어진 이번 디올 컬렉션은 여성스러운 실루엣과 그리스적인 아름다움을 물려받은 이렌느 파파스(Irene Papas)가 투사된 일종의 여성적인 힘에게 바치는 노래였다. 시각적 충격은 모든 일을 해냈다. 이것은 강한 존재감을 가진 옷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우리는 ‘옷들이 현대적인가?’라는 버나드 루도프스키의 에세이를 인용하는 것에서 출발해 페미니스트 예술가 페니 슬링거와 협력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 것은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피날레 드레스는 인형집에나 있을 법한 모조드레스로 느껴지도록 했다. 

Christian Dior Couture Autumn/Winter 2019

발렌티노(VALENTINO)에서는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Pier Paolo Piccioli)가 포괄성이라는 파악하기 힘든 지점을 다시 한 번 다뤘다. 포괄성은 그가 꽤 오랫동안 창조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주제였다. 꾸튀르 하우스와 같은 배타성의 성역을 다양성의 장으로 만들려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피치올리는 분명 이곳에서 뜨거운 감자로 다뤄지고 있으며, 그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시즌 그는 쇼의 최종 해석을 시청자에게 맡기는 것을 선호하면서 포괄성에 대한 그의 담론을 몇 줄로 짧게 줄였다.

그렇다면 발렌티노는 포괄적이었는가, 그것은 매우 교활하고, 매우 사치스럽고, 매우 파솔리니적인 컬렉션의 진정한 의미는 아니었다. 피에로 토시(Piero Tosi)가 디자인한 메데이아(Medea)와 멋진 의상들을 보면, 눈에 띄는 점은 순수한 의상이 숭고한 형태와 색채에도 불구하고 상상력을 자유롭게 하고 때로는 일관성의 해치며 시각이 여행하게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는 점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그것은 낡은 복장이었다. 이것은 좋은 형태로는 피치올리(Piccioli)와 같았지만, 그의 게임에서 최고는 아니었다.

Valentino Couture Autumn/Winter 2019

어떤 주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것을 재봉 기법으로 바꾸는 데는 명수가 필요한데, 이번 시즌의 명수는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였다. 그는 그의 상상력 넘치는 마음과 뛰어난 솜씨로 우리 현대 흥망성쇠를 조사하기 위해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에서 활동했다. 인터넷에서 더욱 잘 나타나는 현실은 환상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번 시즌 갈리아노는 천을 짜는 단순한 몸짓과 일치하는 최후의 카타르시스에 도달하기 위해 꽉 조여 맨 듯한 허리디자인과 함께 겹겹이 쌓인 층, 꼬임, 턴을 넣는 작업을 했다. 그것은 비비안 웨스트우드(Dame Vivienne Westwood)느낌을 풍기는 등 매우 즉흥적으로 보였지만, 그렇게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매혹적인 것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쨌든 마르지엘라에서는 컨셉과 의상이 서로 맞아떨어져 다행이었다.

Maison Margiela Couture Autumn/Winter 2019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Sylvia Venturini Fendi)가 맡은 칼 라거펠트의 죽음 이후 맞이하게 된 첫 펜디(Fendi) 쿠튀르 쇼는, 장황한 컨셉도 없었고 지적인 설명도 없었다. 그저 천과 모피를 이어 붙여 만들어낸 로마 대리석, 자연적 요소, 빈 분리파 장식들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보게 만들 뿐이었다. 그것은 조금 딱딱해 보이기도 했지만, 확실히 독특하고 뛰어난 솜씨의 공예였다. 쇼 대신 전시회를 열기로 한 잠바티스타 발리는 자신의 작품들을 본질적인 특징인 펄럭이는 선이나 끊임없이 단순한 실루엣에 이르기까지 편집하고 선을 그었다. 그 역시 옷을 패션의 중심지에 옷을 내놓았기 때문이었다.

버지니 비아드(Virginie Viard)가 샤넬(Chanel)에서 선보인 쿠튀르는 그녀의 특징인 가벼움과 유체적인 표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매우 웨어러블한 컬렉션을 만들었지만, 강렬하고 새로운 방향을 선보이는 패션 제안은 아니었다.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의 다니엘 로즈베리(Daniel Roseberry)는 역사적이고 까다로운 브랜드에서 그를 각인시켰다. 말 그대로 그의 지문을 초대장에 올리고 쇼가 진행되는 동안 대중들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등, 직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예술가의 작위적이지 않고 때때로 진부하기도 한 현실을 보여줬다. 그러나 초현실주의에 불시착하거나, 바닷가재를 모자나 신발로서 사용한 것은 낮과 밤과 꿈으로 나눠둔 시간 같이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그 너머에는 연속성과 기술이라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SNS에서는 좋은 평가를 얻는 듯 하다.

Chanel Couture Autumn/Winter 2019

지방시(GIVENCHY)는 브랜드의 뚜렷한 매력을 어필했다. 꾸튀르는 클레어 웨이트 켈러(Clare Waight Keller)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그녀의 꾸튀르는 어딘가 지방시의 다른 곳에서 헤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드레스가 가진 긴장감과 건축학적인 드라마는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확실히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그 꾸튀르가 브랜드를 위한 실제적인 사업될지, 아니면 단지 눈에 띄는 비주얼 뿐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다시 시작된 옷 자체에 초점을 맞춘 옷 만들기는 한 명의 힘으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옷에 대한 개념의 약화는 더욱 좋지 않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링이란, 옷과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옷 만들기를 통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권희준  media@kstarfash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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