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이승기 공항패션 사건의 민낯

패션 마케팅 중 가장 자연스러운 마케팅이 스타의 ‘공항패션’이다. 드라마나 행사 PPL이 상업적인 마케팅이라면, 공항패션은 해외를 자주 가는 스타의 일상에 패션을 더해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언론 매체들은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은 대중을 위해 기꺼이 카메라를 들고 스타의 공항패션을 촬영한다. 하지만, 요즘 공항패션은 지나친 상업 마케팅으로 흘러가고 있다. 브랜드 신제품 론칭에 앞서, 한 겨울에 봄옷을 입어야 할 뿐만 아니라, PPL에 맞게 항공 스케쥴도 맞춰야 한다. 이번에 가수 겸 배우 이승기 공항패션 사건은 단순 해프닝을 넘어선 ‘공항패션’ 마케팅이 가진 민낯을 절실히 보여줬다.

 

®블랙야크, 이승기

패션 홍보대행사는 스타의 공항패션 마케팅을 위해 사전에 언론매체나 기자들에게 스케쥴 메일을 보낸다. 지난 5월 30일 한 홍보대행사도 여느 때와 같이 이승기가 도쿄 팬미팅 스케쥴로 5월 31일에 출국한다고 취조 협조 요청 메일을 보냈다.

이에 기자들은 그 시간에 맞춰 이승기가 공항에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러나 이승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미 이틀 전 다른 스케쥴로 해외로 출국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이승기 공항패션’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홍보대행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승기 씨의 담당 스타일리스트 실장에게 공항패션 진행 건을 제안했고, 담당 스타일리스트 개인과 브랜드간의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며 “해당 스타일리스와 직접 통화를 통해 이승기 씨의 피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착용 제품 확정과 출국 정보를 카카오톡으로 전달받아 5월 30일 오후 6시에 언론 매체들에 공문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홍보대행사에 따르면, 스타의 공항 정보 전달 시 매니저 등 연예인과 동행하는 관계자의 연락처를 기재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외였다. 스타일리스트 본인이 이승기와 동행할 예정으로, 자신의 연락처 기재를 요청했다. 대행사는 일련의 일들로 스타일리스트의 말을 믿었고, 이승기 스케쥴을 공유했다.

이 홍보대행사는 “이번 일의 당사자인 이승기 씨의 담당 스타일리스트에게 정확한 진상 파악 및 입장 표명이 필요한 부분이며, 당사자에게 확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스타에게 옷을 입혀 진행하는 홍보는 스타일리스트가 독단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매니지먼트사와 브랜드간의 계약을 하는 게 통상적이다. 하지만 회사와 브랜드간에 계약은 많은 금액을 요구한다. 이에 패션 홍보대행사들은 스타일리스트나 매니저와 관계를 맺고 간소한 계약으로 옷을 입힐 때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스타 본인이 친분이 있는 브랜드 제품을 입기도 한다.

이번 이승기 스타일리스트와 홍보대행사간의 계약은 회사와 브랜드간의 계약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홍보대행사는 스타일리스트와 통화 후 개인과 브랜드간 계약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즉, 스타일리스트에게 금전적인 대가를 주고 이승기에게 옷을 입힌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의 의상을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스타에게 옷을 입힐 때가 많다. 빠르게 공항패션 홍보를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식으로 회사와 브랜드간 계약을 하는 번거로운 절차도 없기 때문이다”면서 “가끔은 스타가 입어야 할 제품을 안 입을 때도 있어 곤란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스타의 공항패션은 패션쇼 런웨이 장보다 더 주목받는 런웨이로 불린다. 그만큼 스타 공항패션 홍보가 빈번하다. 상업적인 기사를 지양하는 언론매체들에 공항패션은 가치 있는 콘텐츠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홍보대행사는 홍보하는 브랜드 제품을 미디어에 노출할 수 있으며, 브랜드도 적은 돈으로 많은 이들에게 제품을 알릴 수 있다.

다른 업계관계자는 “스케쥴이 없는 스타에게 패션 브랜드 옷을 입혀 일부러 공항으로 데리고 가서 사진을 찍을 때도 있다”며 “스타 공항패션 사진을 찍어서 홍보대행사가 기자들에게 배포를 해 홍보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패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