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패션] H&M, 미판매 재고 '약 4조 586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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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 기업인 스웨덴 헤네스앤드모리츠(H&M)이 엄청난 재고 더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H&M이 2018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미판매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3억 달러(약 4조5860억 원)에 달했다. 

NYT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H&M의 영업이익은 6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약 4700개 매장을 거느릴 만큼 성장한 H&M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최근 20여년 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NYT는 “온라인 활성화로 패션 트렌드가 숨 가쁘게 변하고 있는 탓에 의류산업은 조금이라도 재고가 발생하면 좋지 않다”며 “H&M은 막대한 재고로 치열한 경쟁에서 적응하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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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 업계의 위기는 온라인 쇼핑의 성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H&M은 지난 1분기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어났다.  

H&M의 최고경영자(CEO)인 칼-요한 페르손은 “온라인 판매를 확장하고 220개의 새 매장을 열면서 매대를 채워야 했다”며 “재고 증가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H&M의 부실한 재고 관리와 소비자의 취향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제품이 충성도가 높았던 고객들이 이탈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앞서 H&M의 고향인 스웨덴 베스테로스시가 운영하는 에너지 기업 멜라레네지(Mälarenergi)는 지난해 11월 25일(현지시간) H&M이 생산한 새 옷을 화력발전소의 연료로 쓰고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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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은 이전부터 팔리지 않은 재고 처리를 위해 옷을 소각해 왔다. 엘스 숀드 덴마크 콜딩 디자인 스쿨 교수에 따르면, H&M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0톤의 옷을 태웠다. 이는 성인 남성의 바지 약 100만장 정도 수준이다. 

H&M이 재고 옷을 화력 발전해 사용하는 것은 처분해야 하는 옷을 조금 더 생산적으로 소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H&M과 제휴를 맺은 이후 3개월간 약 15톤의 의류를 화력발전에 투입했다.

요한나 달 H&M 홍보담당은 “곰팡이가 피었거나 생산 과정에 화학약품이 첨가돼 공해가 발생하는 제품을 제외한 의류를 지속적으로 베스테로스시에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재고 처리를 하기 위한 꼼수로 H&M이 친환경을 빌미로 화력 발전소에 재고 더미를 처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H&M은 재고 소진을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H&M 웹사이트에는 70%까지 가격을 할인한 품목들도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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