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패션, 새 패션트렌드로 급부상

“슬로 패션은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다.” 

유행에 따라 스타일을 빠르게 바꿔 내놓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과 상반되는 '슬로 패션(slow fashion)'이 국내외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슬로 패션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제조·유통 과정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패션을 말한다.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패션'이나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옷 등이 슬로패션에 속한다.더 정확히 말하자면,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이고 부가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오래 쓰자는 트렌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8년 하루 평균 161.5t(연간 5만4677t)이었던 의류 폐기물은 2014년 213.9t(연간 7만4361t)으로 32.4%가 늘어났다. 

국내 슬로 패션 대표 브랜드는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래코드'는 2012년에 론칭돼 폐기물을 소재로 의류와 액세서리를 생산하고 있다. 재활용 의류 특성상 제품 하나하나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하기 때문에 래코드는 한 시즌에 일반 브랜드의 3분의 1가량밖에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다. 

글로벌 SPA 브랜드 H&M은 ‘2016 지속가능성 리포트’와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자사 제품 100%를 재활용·지속가능 소재로 생산하고, 2040년까지 전체 가치 사슬을 기후 친화적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H&M은 친환경 소재만을 써서 제작한 라인업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2017'를 지난달에 선보였다. 해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재활용 섬유 등 친환경 소재만을 써서 옷을 제작했다. 

국내 아웃도어브랜드 블랙야크는 지난 2015년 포틀랜드 친환경 브랜드 ‘나우’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1호 매장을 열었다. 

나우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스타일과 기능성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다. 오가닉 코튼과 리사이클링 다운, 폴리에스터 등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공정무역을 통해 인권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블랙야크는 최근 선보인 신제품인 ‘코르셋 팬츠’에 자체 개발한 친환경 발수제를 적용해 일상생활을 비롯해 아웃도어 활동에까지 입을 수 있게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여름,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로 만들어 오래 입을 수 있고,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을 판매하는 슬로 패션 브랜드 'V라운지'를 론칭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유행하는 옷을 싸게 사서 한 철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라고 V라운지 론칭 계기를 전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슬로 패션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지난 수년간 패션업계를 독식해온 패스트 패션에 지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SPA 브랜드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사실을 인식한 '똑똑한 소비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진. 래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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